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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뚜렛 증후군(증상, 사회적 인식, 관리)

by yeon120 2025. 10. 25.

뚜렛 증후군 관련 사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이광수는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수광' 역할을 맡아 명연기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일터에서 일하고 있는 도중 부모님이 찾아와 질병에 대해 말싸움을 벌이며 수광은 그 말에 상처받은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 장면은 뚜렛 증후군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시선과 오해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며, 그런 시선을 넘어서 환자를 온전히 바라봐 주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드라마를 통해 뚜렛 증후군에 대한 이해와, 일상생활 속 오해와 편견으로 본 사회적 인식, 치료와 관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뚜렛 증후군

뚜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은 보통 유아기~ 아동기(대개 5~10세경)에 처음 발현되며,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적인 신경발달장애입니다. 주로 눈 깜빡임이나 어깨 으쓱임과 같은 단순한 운동 틱으로 시작하고 이후에는 목을 가다듬는 소리, 기침, 의미 없는 단어나 외설적인 말 등을 내뱉는 음성 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대체로 초기에는 경미하게 시작되나 일부 환자는 발병 후 1~2년 이내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며, 사춘기 초반인 12~13세 무렵에 가장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틱장애는 흔히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는 '일과성 틱장애', 둘째는 '만성 틱장애', 마지막이 '뚜렛 증후군'입니다. 이 중 ‘일과성 틱장애’는 어린이에서 비교적 흔한 편(일부 연구에서 약 10% 수준)이며, 특정 시기 스트레스나 긴장감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운동 틱 혹은 음성 틱 중 한 가지만 일시적으로 보이며, 1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드라마 속 박수광의 아버지가 “남들은 다 1년 만에 나아진다”라고 말한 부분은 이 일과성 틱장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입니다. 하지만 뚜렛 증후군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며, 훨씬 더 지속적이고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합니다.

뚜렛 증후군은 '만성 틱장애'보다도 더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만성 틱장애는 운동 틱 또는 음성 틱 중 한 가지 틱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반해, 뚜렛 증후군은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모두 나타나고 그 기간도 1년 이상 지속되어야 진단이 내려집니다. 즉, 단순히 틱이 오래 지속된다고 해서 모두 뚜렛 증후군인 것은 아니며, 복수의 증상이 일정 기간 이상 함께 존재해야만 진단 기준에 부합합니다.

뚜렛 증후군은 도파민 관련 신경 회로의 과잉활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유전적 소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또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강박장애(OCD) 등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일 증상으로 보지 않고 복합적인 신경정신과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박수광처럼, 틱 증상이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고 장기간 반복되며 사회적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단순한 일과성 틱이나 만성 틱과는 다른 뚜렛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분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환자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조기 치료와 적절한 사회적 지원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일상 속 오해와 편견

틱 증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종의 버릇이나 습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조금만 참으면 되는 것 아니냐", "신경 쓰지 않으면 괜찮아질 텐데"와 같은 말을 쉽게 던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뚜렛 증후군을 비롯한 틱장애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뇌의 신경전달물질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의지로 조절하기 어려운 증상입니다. 환자 본인도 자신이 내는 이상한 소리나 몸의 움직임이 당황스럽고 민망하게 느껴지지만 이를 억지로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틱을 참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억제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업 시간 동안 억지로 틱을 참은 아이는, 수업이 끝난 뒤 화장실이나 집에서 그 틱을 훨씬 더 강하고 자주 표출하는 반동 효과를 겪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틱을 억제하라는 잘못된 지도는 아이의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틱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행해지는 훈육이나 체벌은 절대적으로 지양되어야 합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박수광은 가족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남들은 다 나았는데 왜 너는 아직 그러느냐"는 말을 듣습니다. 이는 실제 뚜렛 증후군 환자들이 자주 접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특히 보호자나 교사가 아이의 증상을 고의적 행동으로 오해할 경우, 아이는 이중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과 오해는 증상 자체보다도 환자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남기며, 사회 적응과 정서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뚜렛 증후군은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증상이 많기 때문에, 환자들은 사회적 시선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곁눈질, 수군거림, 피하는 태도는 환자를 위축되게 만들고, 자신을 사회 부적응자라고 느끼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은 환자가 외부와의 소통을 회피하게 만들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의 이환 위험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사회 전반에서 뚜렛 증후군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틱은 단지 ‘참으면 나아지는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인 이해와 지원이 필요한 신경발달장애라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 현장, 언론, 보건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과 교사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치료와 관리

뚜렛 증후군은 완치보다는 증상 조절을 목표로 하며, 성장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틱을 조절하고,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적응을 돕는 것입니다.

먼저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도파민 수용체 차단제(예: 할로페리돌, 아리피프라졸), 알파-아드레날린 작용제(예: 클로니딘) 등이 사용됩니다. 이들 약물은 틱 증상의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졸림, 체중 증가, 기분 변화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행동중재치료(CBIT, Comprehensive Behavioral Intervention for Tics)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틱을 일으키는 전조감(pre-monitory urge)을 인식하고, 이를 다른 행동으로 바꾸는 방식의 훈련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접근입니다. 특히 이 방법은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우려로 약물을 꺼리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입니다. 이외에도 인지행동치료(CBT), 가족상담, 스트레스 관리 교육 등이 함께 병행되면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뚜렛 증후군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틱을 억지로 없애기보다는 틱이 있어도 괜찮다는 심리적 수용입니다. 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악화되므로, 아이가 자신의 증상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학교나 학원 등 또래 집단 내에서의 이해와 지지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증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입니다.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부모나 교사가 조기에 전문적인 평가를 받고, 필요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향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뚜렛 증후군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ADHD, 강박장애, 불안장애 등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합적인 정신건강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뚜렛 증후군의 치료는 단기적인 해결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잘 공존하면서 건강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약사 코멘트

뚜렛 증후군은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증상입니다. 관련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졸리거나 체중 증가, 기분 변화 등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세심하게 관찰하고, 복용 시간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복약지도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약물치료나 심리치료 효과도 높아집니다.

약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약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뚜렛 증후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료 여정을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질환을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의약 전문가로서 따뜻한 지지와 안내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틱은 숨기는 게 아니라, 함께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증상입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