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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가 왜 그럴까 PTSD(증상과 진단 기준, 특징, 치료)

by yeon120 2025. 10. 19.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포스터
출처: tvN 공식 홈페이지 -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주인공 이영준은 어린 시절 유괴 사건을 겪은 후 오랜 시간 불면, 공포, 회피 행동에 시달리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한 재벌 2세로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 상처는 그를 오랫동안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PTSD는 단순한 트라우마 반응이 아닌 뇌와 신경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PTSD의 원인과 주요 증상, 진단 기준, 그리고 가능한 치료 방법까지 폭넓게 살펴보며, 드라마 속 사례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공감과 이해를 전하고자 합니다.

PTSD의 특징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리적으로 극심한 충격을 주는 외상적 사건을 겪은 후, 시간이 지나도 그 경험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회복될 수 있지만, PTSD는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고착화되거나 악화됩니다. 심지어 일상 기능을 방해할 정도의 심리적 고통을 동반합니다. PTSD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뇌와 신경계의 구조적·기능적 변화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정신건강 질환입니다.

이 장애는 전쟁, 성폭력, 학대, 교통사고, 자연재해, 유괴, 테러 등 극심한 외상 사건 이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직접적인 경험뿐 아니라 타인의 외상을 목격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 외상을 겪은 경우, 뇌의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쳐 더 깊고 오래 지속되는 심리적 영향을 남기기도 합니다. PTSD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발생 시점은 외상 후 수일 내에 바로 시작되기도 하고, 몇 개월이 지나서야 본격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외상 경험이 PTSD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누구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고 일상에 복귀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구는 몇 년이 지나도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받습니다. 이 차이는 개인의 회복탄력성, 유전적 민감도, 사회적 지지망, 성격 특성, 그리고 사건 직후의 대처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건 직후 심리적 처치를 받지 못하거나, 고립된 환경에 방치될 경우 PTSD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PTSD는 흔히 '트라우마'라는 말로 가볍게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단순한 충격이나 우울감과는 구분되는 고유의 진단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재경험, 회피, 과각성, 부정적인 인지 및 감정 변화의 네 가지 축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증상들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명확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PTSD로 진단됩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정의한 진단 기준(DSM-5)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며,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심리검사나 설문 도구(PCL-5 등)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PTSD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어 우울증, 불안장애, 중독, 대인기피, 신체질환 등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삶의 질 전반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따라서 외상을 경험한 이후 나타나는 심리적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조기에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PTSD는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뇌의 반응이며, 치유를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주요 증상과 진단 기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면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질환입니다. PTSD를 겪는 많은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멀쩡해 보이기도 하고 직장이나 사회적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반복되는 공포, 불안, 예기치 못한 기억의 침입, 정서적 무감각,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존재하며, 이는 개인의 심리적 기능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PTSD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며, 이는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에 명확히 제시되어 있습니다.

PTSD의 진단은 크게 네 가지 증상 범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재경험 증상입니다. 이는 외상과 관련된 기억이 자의적이지 않게 떠오르거나, 꿈이나 악몽, 플래시백 형태로 반복되어 현재 상황과 무관하게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당시의 공포와 무력감을 그대로 다시 체험하게 되며, 신체적으로도 심장박동 증가, 호흡곤란, 식은땀과 같은 반응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회피 증상입니다. 이는 외상과 연관된 사람, 장소, 상황, 대화, 감정 등을 피하려는 행동과 관련되며, 환자 스스로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 하거나 해당 경험과 연결된 일상적 활동을 회피하게 됩니다. 이러한 회피는 일시적으로 불안을 줄여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복을 지연시키고 대인관계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지속적인 과각성 상태가 나타나는데, 이는 수면의 어려움, 과도한 경계심,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놀라는 반응, 집중력 저하, 분노 조절의 어려움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과민 반응은 환자가 신체적·정서적으로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만들어, 일상 기능 유지에 큰 부담을 줍니다.

네 번째 증상군은 부정적인 인지와 감정의 변화입니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왜곡된 믿음, 세상에 대한 불신, 지속적인 죄책감, 냉담함, 우울감 등의 정서적 이상으로 나타납니다. 외상 경험 이후 자신의 가치나 타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생기는 이 증상은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PTSD는 우울장애, 불안장애, 알코올·약물 남용, 자살 사고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동반 질환에 대한 선별 및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진단 과정에서는 일반적인 면담 외에도, 표준화된 심리 검사 도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으로 PCL-5 (PTSD Checklist for DSM-5)CAPS (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가 사용되며, 이는 증상의 빈도와 강도를 평가하고, 치료 전·후의 변화를 측정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는 환자의 병력과 현재 기능 수준, 트라우마의 유형과 시기, 그리고 사회적 지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단이 이루어집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PTSD가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통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주변에 알리는 것이 부끄럽다고 여기는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증상을 방치하거나 조기 치료 시점을 놓치기도 합니다. 특히 성공적인 사회적 지위나 직업을 가진 사람일수록 '정신적인 문제'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외부에는 전혀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PTSD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정신건강 역시 신체건강만큼 중요한 영역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욱 필요합니다.

치료와 회복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단순한 심리적 충격이 아닌 신경생물학적 변화가 동반된 정신질환이므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PTSD는 치료가 가능하며, 조기에 적절한 접근이 이루어질수록 증상의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요법과 심리치료의 병행을 기본으로 하며, 환자의 증상 유형, 외상의 심각도, 그리고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개별화된 접근이 요구됩니다.

약물치료의 1차 선택은 SSRI 계열의 항우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설트랄린(Sertraline), 파록세틴(Paroxetine),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 등이 사용되며, 이는 뇌 속 세로토닌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불안, 우울, 과각성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TSD의 증상은 지속적이고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약물 복용은 최소 몇 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갑작스러운 중단은 재발이나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의 경우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나 항정신병 약물이 제한적으로 병용되기도 하나 중독이나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심리치료는 PTSD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중에서도 '인지행동치료(CBT)'는 가장 근거가 풍부한 치료법으로, 왜곡된 사고를 바로잡고 회피 행동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외상 기억을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떠올려, 그것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반응을 약화시키는 '노출치료(Prolonged Exposure Therapy)'는 많은 임상에서 PTSD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주목받는 기법 중 하나인 '안구운동 탈감작 및 재처리요법(EMDR)'은 트라우마 기억을 비언어적 방식으로 재처리함으로써 감정 반응을 줄여주는 접근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리학회에서도 PTSD의 주요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점점 더 다양해지는 치료적 접근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극 뇌 치료(tDCS, rTMS), 옥시토신 스프레이, MDMA 보조 심리치료 등의 새로운 생물학적 접근이 일부 임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으며, 이는 기존 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치료법들은 아직 국내에서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으며, 연구 단계 또는 제한된 의료 환경에서 적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PTSD 환자에게는 사회적 지지와 환경 조성도 중요한 치료 요소입니다. 외상 경험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그 이후 주변의 이해 부족이나 냉소적 반응은 오히려 상처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의 따뜻한 지지와 수용적인 태도는 회복의 속도를 높이며,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또한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자조모임이나 그룹 테라피 역시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데 유익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PTSD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숨기거나 부정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가치가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치료를 받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용기이며 정신건강 역시 신체 건강만큼 존중받아야 할 삶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마음의 상처 역시 적절한 개입을 통해 회복될 수 있으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약사 코멘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는 단순히 심리적 충격에 대한 반응이 아닌, 실제로 뇌의 기능과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 시스템이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무너지는 등의 생물학적 요인이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는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합니다. 환자에 따라 약물 복용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PTSD는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절한 약물과 심리치료, 그리고 주변의 지지 체계가 조화를 이룰 때 회복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집니다. 또한, 약사로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약물 복용 시에는 절대 스스로 약을 조절해서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 6주 이상은 복용을 유지하며 경과를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SSRI 계열 약물은 초기 불안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어 이때는 전문가와 상담하며 복용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신건강 문제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절대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닙니다. PTSD도 다른 질환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만약 주변에 비슷한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부드럽게 권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의 상처도 약과 치료 그리고 따뜻한 이해가 회복의 길입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