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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다발성 경화증(정의, 증상, 치료와 관리)

by yeon120 2025. 10. 17.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포스터
출처: SBS 공식 홈페이지 -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프로그램 정보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주인공 김사부(한석규)가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다는 설정이 드러나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이 병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경계 질환 중 비교적 생소한 이 질환은 어떤 병인지, 어떤 증상과 치료법이 있는지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약사의 시선에서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 증상,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다발성 경화증 정의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은 중추신경계, 즉 뇌와 척수에 염증성 병변이 발생하여 신경 전달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잘못 작동하여 자신의 신경세포를 공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myelin)’가 손상되고, 신경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다발성’이라는 표현은 병변이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곳에서 동시에 혹은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의미이며, ‘경화증’은 염증과 손상으로 인해 조직이 굳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신경계는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조절하기 때문에 이 질환은 단순한 근육 이상에 그치지 않고 시야 이상, 감각 이상, 보행 장애, 피로, 인지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대체로 20~40대 성인에게서 시작되며, 여성에게 약 2~3배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진단과 이해가 쉽지 않은 희귀 질환에 속합니다. 다발성 경화증의 특징 중 하나는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재발과 회복이 교차되는 형태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감각 이상으로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동 능력 저하, 시력 문제, 인지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김사부는 뛰어난 의술을 갖춘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병으로 인해 때때로 손의 감각 이상, 순간적인 근력 저하를 겪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실제로도 다발성 경화증은 신체 기능의 일시적 마비나 떨림, 시야 흐림 등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직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주요 증상과 경과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단,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보다는 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유전자에 따라 환경적 요인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자녀가 유전을 통해 질환이 발생할 확률은 2~3%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다발성 경화증은 “만인의 병”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환자마다 증상의 양상과 진행 속도가 매우 다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각 이상: 팔, 다리, 얼굴 부위의 저림, 따끔거림 또는 무감각
  • 운동 기능 저하: 보행 장애, 근력 약화, 손 떨림
  • 시력 변화: 한쪽 눈 시야 흐림, 복시(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
  • 피로감: 설명되지 않는 극심한 피로
  • 배뇨/배변 장애: 잦은 소변, 요실금, 변비
  • 인지 기능 장애: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우울감

특히 이 병은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되기도 하며, 환자 입장에서는 “내 몸이 예측 불가능해지는 병”이라는 점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경과는 주로 네 가지 임상 형태로 나뉘는데, 가장 흔한 유형은 '재발-완화형(RRMS)'입니다. 이 유형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재발), 이후 회복되는 양상을 반복하며, 비교적 조기 치료에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이 외에도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이차진행형(SPMS), 처음부터 서서히 악화되는 일차진행형(PPMS), 드물게 급속하게 악화되는 진행성-재발형(PRMS)이 있습니다. 초기 증상이 애매하고 다른 질환들과 혼동되기 쉬운 탓에, 실제 진단까지 평균 3~5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상한 피로감이나 감각 변화, 반복적인 시력 문제 등을 겪고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통한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

치료와 관리

다발성 경화증은 현재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치료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급성 악화 치료, 질환 완화 치료, 증상 조절 치료입니다.

  • 급성기 치료: 증상이 갑자기 심해졌을 때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여 염증을 빠르게 억제합니다. 이 치료는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지만, 재발의 기간과 심한 정도를 줄여줍니다. 메틸프레드니솔론 정맥주사 혹은 프레드니솔론 경구 복용으로 치료됩니다.
  • 질병 완화 치료: 면역계의 과잉 반응을 조절하거나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줍니다. 주사 치료제로는 인터페론 베타 제제,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가 있는데 약제에 따라 주사 방법이나 횟수가 다양하지만 보통 피하에 주사됩니다. 경구 치료제로는 핑골리모드, 디메칠 퓨마레이트, 테리플루노마이드가 있으며, 특히 테리플루노마이드는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있어 임신 예정 환자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맥 주입을 통한 표적 치료제로는 알렘투주맙, 나탈리주맙 등이 있습니다.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억제함으로써 질병의 재발빈도를 강력하게 낮춥니다.
  • 증상 완화 치료: 통증, 근육 경직, 배뇨 장애, 우울증 등 각 증상에 맞는 약물을 사용하여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입니다.

뿐만 아니라, 생활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비타민 D 보충, 금연 등은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신적 지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배려도 병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병원 추적 관찰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약사 코멘트

다발성 경화증은 흔하지 않지만, 진단받은 이들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질환입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몸과 싸우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발성 경화증은 희귀하지만, 결코 희망이 없는 병은 아닙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 꾸준한 관리만 있다면 병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감이나 감각 이상, 반복적인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조기 치료가 병의 경과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몸의 이상 신호에 민감해지는 것'이 건강의 시작입니다. 다발성 경화증이든 다른 질환이든, 우리 몸은 늘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랍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