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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과잉기억증후군(특징, 저장 메커니즘, 관련 영양제)

by yeon120 2025. 10. 26.

과잉기억증후군 관련 사진

SBS 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은 모두를 기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 서진우가 아버지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변호사가 되어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법정 스릴러입니다. 유승호가 연기한 주인공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진단받아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져 단 일주일 만에 사법고시를 합격합니다. 현실에서도 드물게 존재하는 신경학적 증후군으로 극 중 스토리에 몰입감을 더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중심으로 그 특징과 뇌의 기억에 대한 메커니즘 그리고 기억력 유지에 도움 되는 영양소 등을 약사의 시선에서 정리했습니다.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

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의 주인공 서진우는 단순하게 기억력이 좋은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인물로, 아버지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그 능력을 활용해 진실을 파헤칩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드라마적 상상력이 아닌 실제 의학적 현상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실제로 과거 사례가 극히 드물게 존재하는 희귀 증후군입니다. 2006년 미국의 질 바이런(Jill Price)이 처음 이 증후군을 공론화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관련된 신경학적 연구가 소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특정 날짜에 일어난 일, 감정, 냄새, 환경 등 연관된 모든 정보를 자동적으로 생생하게 떠올리는 자서전적 기억 (auto-biographical memory)을 가집니다. 기억 자체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각인되는 수준으로, 일반적인 암기력과는 전혀 다른 생리적 특성을 가진 현상입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기억을 의도적으로 꺼내지 않아도 자동으로 되살아나는 특징을 지닙니다. 하지만 이 같은 능력이 무조건 축복인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과잉기억증후군 환자들은 원하지 않거나 잊고 싶은 고통스러운 기억까지 계속 떠오르는 고통을 겪습니다. 반복되는 기억은 때로는 강박처럼 작용하며 수면장애나 감정조절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우울감, 불안, 그리고 PTSD와 유사한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모두 기억할 수 있다는 능력’으로만 보기보다는 뇌 기능의 비정상적 과활성화가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학적 증후군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공식 진단 기준이 확립되지 않았지만,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은 특징이 보고됩니다.

  • 특정 날짜에 대한 자동적이고 상세한 기억
  • 감정 및 감각 정보까지 함께 저장됨
  • 기억이 의도 없이 자동으로 떠오름
  • 뇌의 특정 부위(측두엽, 해마 등)와의 관련성 관찰

드라마에서처럼 이 능력을 정의롭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은 현실에선 극히 드문 경우이며, 대부분은 이로 인해 오히려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억의 저장 메커니즘과 과잉기억의 의학적 배경

기억은 여러 단계의 복잡한 뇌 과정을 거쳐 저장됩니다. 감각 입력이 대뇌 피질에서 해마로 전달돼 단기기억으로 기록되고 반복이나 감정, 맥락 등이 통합되면서 장기기억으로 전환됩니다. 이 과정의 핵심은 시냅스 가소성으로, 뉴런 간 연결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기억을 형성합니다. 단순히 많이 외우거나 반복만으로는 깊이 있는 기억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뇌는 일반인과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MRI 검사 결과 이들의 해마와 전두엽 일부 영역이 비정상적으로 크거나 활동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기억을 정리하고 억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전측대상피질의 억제기전이 약화되어 있어 기억이 지나치게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서전적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거나 특정 유전자 표현이 과도하게 발현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는 명확히 입증된 바는 없으며, 아직 뇌기능과 관련된 정확한 기전은 연구 중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중 일부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나 OCD(강박장애) 등의 경향성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과잉기억증후군은 단독 질환이라기보다는 신경발달 또는 정신의학적 연속선상에 놓인 하나의 표현형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억은 뇌의 다양한 영역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기억력’을 단순한 능력치로 생각하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기억은 뇌의 구조적, 기능적, 생화학적 조화가 전제되어야 유지될 수 있는 복잡한 생리현상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력 향상과 관련된 영양소

드라마처럼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초능력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은 더 나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원합니다. 특히 학업, 업무, 고령화 사회에서의 치매 예방 등 다양한 이유로 두뇌 건강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기억력 개선을 위한 제품군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에 맞춰 다양한 기능성 원료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먼저 오메가-3 지방산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DHA는 뇌세포막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뇌세포 간 신호전달과 뉴런의 유연성 유지에 기여합니다. 여러 임상연구에서 DHA 보충이 노년층의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리고 은행잎 추출물(Ginkgo biloba)은 뇌혈류를 개선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여, 특히 노인성 기억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에게서 주의집중력과 인지기능 향상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약물 상호작용과 출혈 위험 등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약사나 주치의와 상담을 하고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외에도 포스파티딜세린, 콜린, 아세틸-L-카르니틴 등도 신경세포의 안정성과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B6, B9(엽산), B12는 호모시스테인 대사에 관여하여 인지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과잉기억증후군처럼 모든 것을 기억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인지저하를 예방하거나 집중력 향상, 기억력 유지를 위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법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약사 코멘트

과잉기억증후군은 흥미로운 신경학적 현상이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기억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기억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지만, 실제 과잉기억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종종 정신적 피로와 고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약사로서 저는 단순히 기억력을 '많이 저장하자'라기보다는 기억력을 적절히 활용하고 때로는 잘 잊는 뇌 구조가 더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억력 향상이나 두뇌 건강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검증된 성분의 영양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특정 제품을 선택할 때 고민이 된다면, 약국에서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정교하면서도 민감한 기관입니다. 뇌 건강을 지키는 일은 단기적인 기억력 향상을 넘어 전반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과정입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문제 발생 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