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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기흉(발생 요인, 증상, 치료와 예방)

by yeon120 2025. 10. 19.

기흉 관련 이미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에피소드 3화에서는 긴장성 기흉 환자가 내원하며 긴급한 상황의 분위기를 조성하였습니다. 긴장성 기흉은 기흉의 정도가 심한 경우이기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 응급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긴장성 기흉의 증상과 치료과정에 대해 약사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기흉의 정의와 증상

기흉은 폐에 생긴 문제로 인해 폐와 흉강 사이에 공기가 새어 들어가면서 폐가 제대로 펴지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의학적으로는 ‘기흉(Pneumothorax)’이라고 부르며,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특별한 외상 없이도 생길 수 있는 자발성 기흉은 평소 건강하던 젊은 층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흉은 크게 자발성과 외상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발성 기흉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남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데, 폐 표면에 있는 기포(bleb 또는 bulla)가 터지면서 공기가 흉강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와 달리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 낙상, 흉부 타박상 등 외부 충격에 의해 갈비뼈나 폐가 손상되며 발생합니다. 또한 의료 시술 도중 기흉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의인성 기흉’이라 합니다.

기흉의 증상은 대개 갑작스럽고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날카로운 일측성(한쪽)의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있으며, 이외에도 마른기침, 숨을 깊이 들이쉬기 어려운 느낌, 움직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증상은 기흉의 크기와 발생 속도에 따라 다르며, 폐의 허탈 정도가 심할수록 위험성이 커집니다. 특히 흉강 내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긴장성 기흉은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합니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흉부 청진 소견, 흉부 X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호흡음이 감소하거나 무기폐 소견이 보일 때 기흉을 의심하며, 필요시 CT를 통해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파악합니다. 일상에서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날카로운 가슴 통증을 경험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요 원인과 발생 위험 요인

기흉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흔한 형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자발성 기흉입니다. 이 경우 원인은 주로 폐 표면에 생긴 작은 기포가 파열되면서 생기며 대부분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10~20대 남성에게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폐의 해부학적 구조와 흉곽 내 압력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러한 체형에서 기포가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 역시 기흉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담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이 폐의 말초부위를 손상시키고, 폐포벽을 얇게 만들어 기포 형성을 촉진합니다. 실제로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기흉 발생률이 수배 이상 높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하루 1갑 이상 흡연하는 젊은 남성은 자발성 기흉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외상성 기흉은 자동차 사고, 낙상, 운동 중 부딪힘 등의 강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며, 갈비뼈 골절로 폐가 찔리거나 외부 상처를 통해 공기가 흉강으로 유입되면서 생깁니다. 응급의학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형태이며, 심한 경우 피가 차는 현상인 혈흉과 함께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료 행위 중 발생하는 ‘의인성 기흉’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중심정맥 카테터 삽입, 흉부 천자, 폐 생검 등과 같은 시술 중 폐 표면을 손상시켜 공기가 흉강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개 의료진이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조치하지만, 시술 전 충분한 설명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만성 폐질환을 가진 환자들도 기흉에 취약합니다. 예를 들어 폐기종, 결핵, 폐섬유화증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기포가 잘 생기고 자주 터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기흉은 반복적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장기적 치료 계획이 필요합니다. 특이하게는 유전적 요인도 일부 기흉과 관련되어 있으며, '마르판 증후군',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등의 결합조직 질환 환자에서 기흉 발생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폐의 조직 탄성이 저하되어 작은 압력 변화에도 폐가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와 예방

기흉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 정도, 폐허탈의 범위, 발생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됩니다. 가벼운 자발성 기흉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공기가 흡수되며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산소를 투여하거나 안정을 취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보존적 치료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폐허탈이 큰 경우에는 흉관 삽입술(chest tube insertion)이 필요합니다. 이는 흉벽에 작은 절개를 하고 튜브를 통해 공기를 배출하여 폐가 다시 정상적으로 팽창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긴장성 기흉은 응급 상황으로 분류되며, 빠르게 바늘을 삽입해 일시적으로 압력을 해소하는 응급 감압술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기흉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나 폐기포가 크고 불규칙한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권장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흉강경(VATS, 비디오 흉강경 수술)을 이용한 기포 절제술로, 수술 후 흉막유착술(pleurodesis)을 병행해 재발을 막습니다. 이는 약물 또는 기계적 자극을 통해 폐와 흉벽을 일부러 붙게 하여 공기가 다시 새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입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흉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재흡연 시 재발 위험이 매우 높으며, 금연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격한 운동이나 다이빙, 고산지대 방문 등 폐 압력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비행기 탑승 시에는 기흉 병력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담 후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번 기흉을 경험한 사람은 재발 가능성이 30~50%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경각심을 가지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수술적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약사 코멘트

기흉은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키가 크고 마른 청소년이나 흡연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입니다. 앞으로는 약국에서 가슴 통증이나 숨쉬기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기흉 가능성도 염두에 두도록 해야겠습니다. 또한 기흉 병력이 있는 분이라면 무리한 운동이나 환경 변화, 흡연 등의 유발 요인을 철저히 피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예방 조치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패가 되어줍니다. 단순한 통증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필요할 땐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