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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임신중독증(위험인자, 증상, 아스피린 효과)

by yeon120 2025. 10. 17.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포스터
출처: tvN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 -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프로그램 정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6화에서는 임신중독증이 심한 30주 산모가 에피소드에 등장합니다. 드라마 장면에 나온 것처럼 실제 임신중독증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임신중독증의 빈도와 원인,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부터 아스피린의 효과, 의심 증상, 예방 및 치료법까지 약사 시점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임신중독증의 빈도와 그 위험인자

임신중독증이란 임신성 고혈압이라고도 하며, 임신 중에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경우 사용되는 말이지만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닙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임신 중 발생한 고혈압성 질환을 의미합니다. 의학적으로 ‘전자간증(preeclampsia)’이라고 부르며, 좁은 의미에서 임신 20주 이후에 발생하는 고혈압과 단백뇨, 부종을 주요 특징으로 합니다. 혈압 수치만으로는 단순한 임신성 고혈압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단백뇨나 혈액 내 간 수치 이상, 혈소판 감소, 신장 기능 저하 등이 동반되면 본격적인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산모의 혈관에 염증이나 수축이 발생하면서 전신적인 혈류 장애가 생기고,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전신 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임신중독증은 전체 임신 중 약 3~8%에서 발생하며, 다태아 임신일 경우에 그 빈도가 증가합니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시험관 임신을 시도할 경우 단일 배아 이식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 임신중독증의 위험도를 낮추고 조산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압은 모든 임산부가 겪는 문제는 아니지만, 결코 드문 현상도 아닙니다. 특히 첫 임신이거나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다태아 임신(쌍둥이 등), 고혈압이나 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집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조용한 살인자’처럼 증상이 서서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다소 애매한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치료 없이 방치되면 간 기능 이상, 신장 손상, 뇌출혈, 심지어 자간증(eclampsia, 전신 경련 발작)으로 이어져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태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태아의 성장 지연이나 자궁 내 사망 위험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산모와 아기의 안전을 위해 조기 진단이 절실한 질환입니다.

신호와 그 증상

임신중독증의 초반에는 대부분의 경우에 증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할 때 단백뇨를 포함해 혈압을 매번 측정하면서 임신중독증의 증상이 발생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다양한 신체 변화가 동반되며, 피로감이나 두통, 손발 부종 등은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임신 20주 이후에는 이와 같은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의심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임신중독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고혈압입니다. 임신 20주 이후 혈압이 수축기 140mmHg 이상, 이완기 90mmHg 이상으로 측정된다면 단순한 일시적 혈압 상승인지, 혹은 임신중독증의 시작인지 면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단백뇨가 동반되거나 혈액 검사에서 간 수치 상승, 혈소판 감소가 확인된다면 본격적인 전자간증 상태로 진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병원을 방문하기 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주요 증상들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는 심한 부종입니다. 단순한 다리 부기와는 달리, 손과 얼굴까지 붓는 정도가 심하거나 아침에도 붓기가 가시지 않는다면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야가 흐려지거나 갑작스러운 복시(겹쳐서 보임), 눈앞에 떠다니는 점(섬광)이 자주 보이는 경우는 뇌와 시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로,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지속적인 두통 역시 경계해야 할 증상 중 하나입니다. 단순한 피로성 두통과는 달리 진통제로도 쉽게 완화되지 않고 수시간 이상 지속되며, 특히 눈 주위나 관자놀이 부근이 욱신거린다면 고혈압성 두통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상복부, 특히 명치 부근의 통증은 간 기능 이상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손발 저림이나 갑작스러운 구역질과 구토, 숨 가쁨, 전신 쇠약감 등이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임신 후반부 증상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갑작스럽게 시작되거나 점차 강해지는 양상이라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아스피린의 효과와 예방법

세계산부인과연맹(FIGO)과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를 포함한 주요 산부인과학회 지침에 따르면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 저용량 아스피린(81mg)을 임신 12~16주 사이에 복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017년 진행된 대규모 임상 연구에 따르면 임신중독증의 고위험군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신 16주 이전부터 복용한 경우에 임신중독증의 발생률을 6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고위험군의 기준은 다음과 같으며, 한 가지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합니다.

  • 이전에 임신 중독증 진단 이력이 있었던 경우
  • 다태아 임신
  • 만성 고혈압
  • 당뇨병
  • 신장 질환
  •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이외에도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 비만(체질량지수>30kg/m2), 임신중독증의 가족력, 시험관 임신, 첫 번째 임신이거나 과거 임신과의 간격이 10년 이상된 경우 등은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하며, 두 가지 이상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산전 진찰 시 전문의가 개별적으로 평가하여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1일 1회 일정한 시간에 복용할 것이 권장되며, 의사 지시에 따라 임신 36주까지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저용량의 아스피린이 100mg이기 때문에 이 용량이 처방됩니다. 하지만 모든 산모가 아스피린 복용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위장관 출혈, 혈소판 감소증, 아스피린 과민반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이 제한될 수 있으며,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상담을 통해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약국에서 상담 시에도 임산부가 아스피린에 대해 문의할 경우, 자의적으로 복용하지 않도록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스피린 외에도 임신중독증 예방에는 생활습관 관리가 기본입니다. 체중 증가를 적정 범위 내에서 유지하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며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완화 꾸준한 산전 진찰과 혈압 체크 이러한 기본 수칙이 예방의 기반이 됩니다. 실제 임신 중 운동이 임신중독증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지에 대한 여러 임상 연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140분 이상,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한 경우에 임신중독증의 위험도를 약 4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무리한 운동은 임신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담을 하여 본인 컨디션에 맞게 운동 종류와 강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단백질 섭취를 적절히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은 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신 20주 이후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고위험군 산모는 아스피린 복용을 포함한 정기적인 검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없는 ‘무증상 고혈압’ 또는 ‘잠재적 전자간증’은 모니터링 없이는 지나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은 단순한 약물이라기보다 태아와 산모의 안전을 위한 과학적 예방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철저한 평가와 조기 개입이 임신중독증 예방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출산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약사 코멘트

임신중독증은 모든 임산부가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주제입니다. 단순한 혈압 상승이 아니라,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국 현장에서 종종 부종이나 두통,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이야기하는 임산부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단순히 임신 후기 증상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임신중독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 진료를 권유하는 것이 약사로서 중요한 역할이 됩니다.

특히 아스피린의 예방 효과처럼 간단한 조치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 산모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한 증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소한 신호들이 실제로는 건강을 지키는 큰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임신중독증은 예방과 조기 발견, 적절한 치료만 잘 이뤄진다면 대부분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습니다. 단, 아스피린 복용은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단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약국에서 복용 시기나 병용약물 주의사항에 대해 꼼꼼히 안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아두어야 할 점은 임신 중 임신중독증을 겪었던 사람의 경우 출산 후에도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출산 후 정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을 것을 권고드립니다. 약사로서, 그리고 보건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산모의 불안을 덜어주고 올바른 판단을 유도하는 역할은 앞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산부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임신중독증의 증상과 경과를 잘 이해해, 무엇보다 안전한 출산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