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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다발성 골수종(형태, 주요 증상, 관리)

by yeon120 2025. 11. 2.

형질세포 이상 관련 다발성 골수종 이미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극 중 주인공인 양관식이 다발성 골수종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발성 골수종에 대해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그 증상,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약사의 시선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다발성 골수종의 시작

다발성 골수종은 혈액암의 한 형태이지만, 일반적인 백혈병이나 림프종과는 다릅니다. 이 질환의 핵심은 형질세포(Plasma cell)라는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데 있습니다. 형질세포는 원래 우리 몸의 방어를 담당하며 항체를 만들어 감염으로부터 보호합니다. 그러나 이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통제를 잃게 되면, 필요 이상의 단백질을 만들고 뼛속 골수를 점령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다발성 골수종의 시작입니다.

이 질환이 어려운 이유는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피로나 뼈 통증, 체중 감소, 면역력 저하 같은 모호한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나 과로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환자의 상당수가 정기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뼈 골절 후 검사 과정에서 진단받습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이미 비정상 단백질(M단백)이 혈액 속에 쌓이면서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고, 뼈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발성 골수종은 이름 그대로 ‘여러 부위의 골수에 동시에 병이 생기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 부위만 치료해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뼈와 혈액뿐 아니라 신장, 면역계, 신경계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신 질환의 성격을 지닙니다. 초기에는 무증상성 골수종으로 시작해 몇 년에 걸쳐 활동성 골수종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액검사에서 단백질 이상이 발견된다면, 이를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넘기지 말고,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에 대응해야 합니다.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정기적인 혈청단백검사와 신장기능 확인이 예방의 실마리가 됩니다.

증상과 진단 핵심 지표

다발성 골수종은 몸 전체의 기능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뼈 통증입니다. 골수 내의 암세포가 뼈를 약화시키고, 칼슘을 혈중으로 방출해 고칼슘혈증을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갈증, 변비, 근육 약화가 나타나고, 심할 경우 의식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척추나 늑골에 통증이 잦고, 심한 경우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증상은 빈혈과 피로감입니다. 골수가 암세포로 채워지면서 정상적인 적혈구 생산이 감소하고,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지속적인 무기력 상태가 됩니다. 여기에 신장 기능 저하가 겹치면 피로감은 더 심해집니다. 신장이 비정상 단백질을 걸러내지 못해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을 CRAB 기준으로 요약합니다.

  • C(Calcium): 혈중 칼슘 증가
  • R(Renal): 신장 기능 저하
  • A(Anemia): 빈혈
  • B(Bone lesion): 뼈 병변

이 네 가지는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하는 핵심 지표로,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잘 걸리거나 폐렴, 대상포진 같은 감염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증상 자체가 특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소 unexplained pain(원인 모를 통증)이나 만성 피로가 지속된다면, 혈청 단백 전기영동검사(SPEP), 면역글로불린 검사, 골수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발성 골수종은 ‘한순간에 생기는 암’이 아니라, 장기간 면역체계의 균형이 무너져 서서히 쌓여온 결과물입니다. 증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관리의 첫 단계입니다.

복용 약물과 생활 관리

다발성 골수종 치료의 핵심은 약물과 생활 관리의 균형입니다. 과거에는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면역조절제(IMiDs), 프로테아좀 억제제(PI), 단클론항체 등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등장했습니다. 대표 약물로는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보르테조밉(bortezomib), 다라투무맙(daratumumab) 등이 있습니다. 이 약들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면역 시스템을 조절해 암세포가 자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고, 말초신경 손상, 혈소판 감소, 감염 위험 증가, 피로감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용 시점, 복용 간격, 병용 약물에 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르테조밉을 주사 치료로 받는 환자는 말초신경 이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하 주사 방식이 권장되며, 레날리도마이드 복용 시에는 혈전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병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면역억제 상태이므로 백신 접종(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등)은 필수적입니다.

약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약물 순응도입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약물의 효과는 일정한 농도를 유지해야만 안정적으로 나타나므로 복용 시간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약물 상호작용을 피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을 병용할 때 반드시 주치의 또는 약사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치료”보다 “관리”가 핵심입니다. 치료 이후에도 면역력 저하가 계속되므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 수분 유지, 규칙적인 운동이 회복의 토대가 됩니다.

약사 코멘트

다발성 골수종은 완치보다는 장기 관리형 질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의 지속적인 복용과 부작용 관리, 면역 유지가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약은 단순히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환에 대한 치료 약물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기는 부작용은 감수하고 복용해야 하므로 부작용 자체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로, 손발 저림, 입안 염증이 생기면 즉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며, 복용 중단보다는 용량 조절이 우선입니다. 또한 수분 섭취와 체온 유지, 가벼운 스트레칭은 혈액 순환을 도와 약물 효과를 높이는 생활요법이 됩니다. 무엇보다 환자 본인과 가족이 약의 이름과 역할, 복용 스케줄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사가 함께하는 복약 관리는 치료의 연장선이며, 다발성 골수종 환자가 “암 이후의 일상”을 건강하게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입니다.

※ 본 글은 약사로서 드라마에 등장한 의학 정보를 해설하기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의료 전문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